앨범 정보

80년대 포크 듀오 어떤날로 활동한 이병우는 핑거스타일 주법을 구사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이다. 그의 첫번째 솔로작인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따뜻하고 포근한, 무엇보다 착한 인상의 이병우 자신을 오롯이 담은 또다른 자아같은 앨범이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퓨젼재즈 사이를 자유로이 유영하는 그의 음악은 Pat Metheny를 연상케한다.

 

어떤날로 활동 당시 이병우와 조동익 모두 Pat Metheny의 음악으로부터 많은 음악적 자양분을 쌓았다는 공통분모가 있었음이 알려진 바 있으며, 이병우는 본 작에서 연주곡만으로 앨범을 채우며 보다 명확하게 그 성향이 드러냈다. 동명타이틀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 항해(航海)" 에서 서사적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신비한 풍경은 그가 Pat Metheny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 외에도 어쿠스틱 기타연주로만 채운 "새", 비 내리는 날의 센치한 감성을 그린 "비", 마치 소설의 한 챕터같은 제목의 "머플리와 나는 하루종일 바닷가에서" 등 이제는 영화음악가로 더 유명해진 이병우의 투명한 선율은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의 자장가로 제격이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어느 새 꿈속에서 푸른 바다를 향해 떠나는 한 폭의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