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Acceptable Range
Demi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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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39명
  • 발매일 : 2008.09.03
  • 발매사 : The Orchard Enterprises
  • 기획사 : Oh! Records
참신한 트랙 메이커의 등장에 리스너들은 목마르다!
그 갈증을 채워줄 새로운 뮤지션의 등장!
얌전한 고양이 데미캣이 선사하는 날카롭고 감각적인 12 곡의 그릉거림.
 
DJ 세상이 도래했다. 음악 좀 안다 자부하는 이들은 DJ를 꿈꾸고, 어디서든 사람들은 DJ를 필요로 한다. DJ는 이제 가장 트렌디한 직업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DJ 세상은 아직 아쉽다. 한 달이 멀다하고 줄을 지어 국내에 내한하는 월드 DJ들의 행보와 비교해 볼 때, 아무래도 로컬 DJ들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그의 스타일’이 아닌 ‘그만의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 내지는 트랙이 없다는 점이다. 인덱스를 만들면 10페이지가 넘을 만큼 DJ는 많지만, 우리는 그들 속에서 겨우 몇 장의 앨범을 접할 수 있을 뿐이다. DJ의 귀감이 되고 있는 소울스케이프, 쉴 새 없이 진화하는 DJ 구루에 이어, 세계 신에서 인정받고 국내 신으로 역주행한 오리엔탈펑크스튜. 이 대표적인 트랙메이커들이 리스너들의 음악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아쉽고 섭섭한 무언가가 있다. 무릎을 ‘탁!’ 칠만한 참신하고 쇼킹한 뉴 페이스의 라이즈를 원하고 있는 것!
 
이런 시점에서 데미캣이 ‘드디어’ 내놓은 첫 번째 정규앨범 [Acceptable Range]은 매우 의미가 크다. 정규 앨범 발매 이 전 부터 그는 실력 있는 DJ로 선배들의 인정을 받아왔다. 그는 다른 DJ들 처럼 이런 저런 파티의 게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않지만, 클럽 VIA의 레지던트 DJ로 묵묵히 음악을 틀며 자신의 음악적 감각과 대중들 사이의 접점을 마련하고자 노력해왔다. 활동을 시작한 후 겨우 디지털 싱글하나를 발매했을 뿐이지만, 그래도 국내 신에서 믹스 작업과 트랙 메이킹 작업을 모두 소화해내는 DJ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할 때, 그의 존재는 꽤나 소중하다. 게다가 그는 현재 DJ 프로젝트 밴드 ‘Swing Bros. (a.k.a VIA th Jam)의 키보디스트로 라이브 셋 플레이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그의 걸음 뒤에서 모든 선배 DJ들이 든든히 등을 떠밀어 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Jazzy & Soulful Kitty
DEMICAT의 사적인 음악 취향
“일단 저는 재즈를 좋아합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 어떤 면에서는 클럽 튠의 음악보다 재즈가 먼저입니다. 그렇다고 클럽에서 음악을 트는 제가 클럽 음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취향에 기인하여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선곡을 할 때에도, 트랙을 만들 때에도 항상 재지한 느낌, 나아가서는 실제 재즈에서 쓰이는 코드, 리듬, 샘플 등을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성향 때문에 하우스 음악에서도 리얼 악기의 (촌스럽지 않은) 솔로 연주파트나, 그 맛을 살린 샘플이 묻어있는 트랙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_ DEMICAT"
 
데미캣은 2006년 늦여름 경, 비공식적으로 세 종류의 믹스 CD를 릴리즈 했다. 훵키한 시카고 하우스 위주로 구성된 [This Groovy Thing], 얼반하고 세련된 하우스 믹스셋인 [Blue In Gray], 남미 지방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하우스 트랙의 믹스셋 [Tropicalize]. 이 세장의 앨범은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데미캣 만의 음악적 스피릿인 ‘재즈’가 관통되어 있다. 재지한 그의 음악적 감각은 2007년 3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Nitakita]에서도 이어졌다. 총 3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에서 그는 재즈를 기반으로 한 다운템포, 브로큰 비트를 선보였다.
 
2008년 7월에 발매되는 그의 첫 정규 앨범 [Acceptable Range]을 관통하는 테마도 역시나 ‘Jazz'다. 어릴 적 피아노를 친 덕에 자연스럽게 익힌 박자감과 음감, 그리고 뮤지션으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확인한 후 꾸준히 이어왔던 연주와 프로듀싱 작업은 이번 앨범에 완벽하게 반영되어 있다. 재즈와 하우스를 넘나들며 다채롭게 펼쳐지는 12개의 트랙은 재즈나 일렉트로닉과 무관한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하고 스무드하게 흘러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독립적인 본인의 성격이 투영된 데미캣(Demi-cat : 半고양이)이라는 이름답게 고양이(cat)을 주제로 한 두 개의 트랙이 우선 눈에 띈다. 인트로 격인 ‘Swingin' with a Cat’은 경쾌한 구호를 동반한 고양이의 그릉거림과 함께 시작된다. 고양이 한 마리가 피아노의 건반을 사뿐사뿐 뛰어다니는 듯한 광경이 상상되는 이 곡은 데미캣의 재지한 감성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 일곱 번째 트랙인 ‘Bumpin' with a Cat’은 경쾌한 하우스 트랙이다. 유연한 몸을 가진 덕에 여기저기 부딪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던지고 놀아도 끄떡없는 고양이와의 즐거운 ‘범핑’의 유희가 느껴지는 다이내믹하고 경쾌한 곡이다. 안개 속을 걷는 듯 촉촉한 감성을 전달하는 ‘Walkin' on the Moist Note’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비트로 활용한 센스가 돋보이며, ‘Night and Day’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이펙트를 캐치하는 것이 즐겁다. [Acceptable Range]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보컬의 등장이다(실제로 그는 트랙에 있어 보컬의 중요성에 대해 꽤나 심각한 고민을 했다). 결국 그는 열 두 개의 트랙 중 두 곡에만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컬 요소를 가미했다. 홍대 인디 신의 ‘휘성’라는 닉네임을 가진 ‘태완’의 보이스에 위트 있게 이펙트를 가해 전혀 새로운 느낌의 보컬로 재구성한 ‘Chemical Thang’, 그리고 정원영 밴드의 보컬 ‘최금비’의 솔풀한 창법이 데미캣의 키보드 연주와 어우러지는 ‘No Botherings’ 이 두 곡은 데미캣이 프로듀서로서 어떤 방식으로 보컬을 활용해 포인트를 주고 있는 지 주목해 볼 수 있는 트랙들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Acceptable Range]에는 디지털 싱글에 발표했던 ‘Last Train’의 리믹스 버전을 포함한 총 열 두곡의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클럽의 플로어에서 듣던 데미캣의 재지하고 소울풀한 사운드를 이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뮤지션이 되기 위해 골방을 뛰쳐나온 얌전한 고양이 한 마리, 보이는 것과 달리 날카롭고 감각적인 음악을 선사하는 데미캣은 그가 목표로 한 것처럼 드디어 대중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되었다. 언더그라운드를 넘어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게 된 데미캣의 조심스러운 캣워크는 한국 DJ 신을 넘어 대중음악 신을 아우르는 새롭고 자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_ 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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