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도 있는
명반 & 장르별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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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를 디자인하다, 블루노트의 앨범 아트
- 블루노트는 8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풍파 속에서도 '재즈의 현재'라는 정체성을 놓치지 않은 레이블입니다. '타협하지 않는 표현'은 블루노트가 1939년부터 언급한 표어였고, 이는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레이블 운영, 심지어는 앨범 아트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에는 동시대의 감각에서 몇 발자국 더 나아가며 놀라움을 줬던 블루노트의 앨범 아트와 음악을 고루 살펴보려고 합니다.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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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사이시 조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다, [Joe Hisaishi in Vienna]
- 오늘날 히사이시 조(Hisaishi Joe)가 영화음악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 배달부 키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등 수십 년에 걸쳐 세상에 내놓은 그의 수많은 영화음악은 영미권 영화음악과는 또 다른 감성으로 사람들에게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최근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이 히사이시 조와 계약을 맺고 앨범을 발매하는 것도 오늘날 영화음악 작곡가로서 그의 위상을 짐작케 합니다.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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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 이상의 존재,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
- 지난 2023년 6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의 정기공연의 협연자는 다니엘 로자코비치(Daniel Lozakovich)였습니다. 이제 막 이십 대 초반을 지나고 있는 이 바이올리니스트는 오래간만에 클래식 업계에 등장한 신동 연주자로 그 이름을 빠르게 알린 상태였죠. 협연곡이었던 카미유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별 무리 없이 연주한 이후 들려준 외젠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은 정확하면서도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그 순간만큼 로자코비치는 신동이 아닌, 그 너머의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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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음악, 안드리스 넬슨스와 함께하는 2024 빈 필하모닉 여름밤 음악회
- 여러분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이 장르를 듣는다고 하면 종종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됩니다. '그런 어려운 음악을 잘도 듣는구나' 같은 반응 말이죠. 그저 클래식이 좋아서 듣는 거라 이야기해도 진심이 잘 전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몇몇 친근한 클래식을 예로 들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려 합니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나 '교향곡 5번 '운명'', 그리고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리스트의 '사랑의 꿈 3번', 라벨의 '볼레로' 같은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나요?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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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에게 바칩니다, Louis Armstrong의 [Louis In London]
- 1968년 7월 12일 금요일. Louis Armstrong은 영국 런던에서 있을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901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수십 년 동안 트럼펫과 보컬을 오갔던 그의 음악에서 누군가는 광대의 모습을 보았고, 또 다른 이는 새롭게 도래할 음악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슬픔과 영광이 뒤섞인 시간들. 말년에 이르러 Louis Armstrong은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뮤지션이 되어 있습니다.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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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에 음악이 있었다!
-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곡의 구조나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음악을 즐길 수도 없는 걸까, 좋은 음악의 기준이 있을까, 그런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 음악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수학으로 음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음악이 나쁜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걸까,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엄격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즐길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수학자와 연주자는 이 질문들에 어떻게 답할까?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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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곳에서 쓰는 편지, Liana Flores의 [Flower of the soul]
- 영국 노퍽주의 작은 마을에서 보내던 시절들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고향이 아니었다면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한가롭던 10대 후반에는 보사노바 덕분에 어머니의 고향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으로부터 거의 1만 km나 떨어진, 브라질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기타를 잡은 것도 그즈음이었죠.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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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레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르노 카퓌송의 [Gabriel Fauré]
- 시대의 선구자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고 이 음악가는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1845년. 남부 프랑스에서 태어난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é). 그가 태어난 시기는 낭만주의 음악이 한창 꽃을 피우던 때였습니다. 쇼팽과 리스트 이후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이 온 유럽을 떠돌던 그 시절. 가브리엘 포레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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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은 음악을 사랑해
- 밤에 듣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확실히 밤에 듣는 음악은 달라'라고 이야기한다면 감정 과잉처럼 비칠까요? 그런데 이 시간에 음악을 들으면 소리의 폭과 밀도가 넓어지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곤 합니다. 아마 공기의 흐름이 변하면서 음악의 울림이 더욱 커진 덕분이겠지요. 달라진 공기가 음악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을 알기에 더욱 신중하고 싶은 마음. 오늘은 낮보다 밤을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밤에 듣는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음악을 가지고 왔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그 시간을 온전하게 만들어줄 음악과 함께 여름밤을 함께 건너가 보아요.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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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나다운 음악을 위해, Jordan Rakei의 다섯 번째 앨범 [The Loop]
- 음악에 있어 '장르'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냐에 따라 각 음악만의 고유한 양식과 색채가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재즈를 들으며 재즈라고 느끼고, 록을 들으며 록이라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그 음악이 해당 장르의 특성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를 사람으로 비유하면 각 개인마다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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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너를 기다렸어 - 바닷가에서 감상하는 시원한 클래식 음악
- 만약에 클래식 음악 듣기가 쉽지 않은 계절을 꼽는다면 여름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일단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름은 비수기에 해당됩니다. 공연장과 대부분의 오케스트라는 이 시기에 휴가를 떠나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합니다. 클래식 음악의 특징, 비교적 내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르의 특성 또한 여름이라는 계절에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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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로에 의한, 그리고 첼로를 위한 앨범, 윤한의 [The Cello]
- 윤한은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후 2010년 정규 1집을 발표하며 데뷔했으니 어느덧 데뷔 15년 차를 향해가는 원숙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죠. 윤한은 화려함보다는 따뜻하면서도 소박한 작업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보고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인상을 음악으로 표현해 감성적인 작업물들을 만들어 내는 한편, 순수 재즈 즉흥연주로만 앨범 전체를 채우거나, 인간의 뇌파를 연구하여 수면에 가장 적합한 음악을 만드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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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로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 20세기 첼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거장 야노스 슈타커.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제자들과 후배 첼리스트들이 뜻을 모아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일본 음악계의 원로로, 야노스 슈타커의 제자이자 저명한 첼리스트로서 산토리홀 대표를 역임 중인 츠요시 츠츠미(Tsuyoshi Tsutsumi)와 한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로 그 역시 야노스 슈타커의 제자였던 양성원 교수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과 일본에서 닷새간 진행됩니다. 7월 3일부터 5일까지는 한국 롯데콘서트홀에서, 그리고 7월 5일부터 7일까지는 일본 산토리홀 블루로즈홀에서 축제가 이어집니다.
-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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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아온 클래식 감상의 즐거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를 좋아하는,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의 발간 소식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2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의 원제는 '다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무라카미 하루키는 전작을 힘겹게 마무리했기에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후속작 작업에 돌입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책의 서두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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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도 재즈가 필요할 거예요, MOON (혜원)의 [Midnight Sun]
-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우리 시대에 재즈는 '재즈 같은 무언가'로 인식된다고요. 재즈풍의 코드, 재즈적인 분위기, 갈수록 재즈는 재즈 그 자체로 조명되기보다는 재즈적이고 싶은 다른 장르의 친구로 더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확실히 재즈만큼 다른 장르에 잘 스며드는 음악도 또 없으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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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에서의 시간, 사이먼 래틀(Simon Rattle)과 베를린 필하모닉
- 새로운 천년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던 지난 1999년 6월. 독일 베를린에서는 특별한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체라 할 수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차기 상임지휘자 투표였죠. 단원들의 의견이 일치할 때까지 회의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교황 선출 선거인 콘클라베에 비유되는 이 투표에서 선출된 음악가는 영국의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Simon Rattle). 당시 40대 중반의,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젊은 영국인 지휘자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당시 음악계는 대단히 술렁였습니다.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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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소 마주한 천재의 음악, 백건우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작품은 언제나 연주자를 난처하게 만듭니다. 이 작곡가의 작품은 이를테면 자동차 백미러에 부착된 문구인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음악이 실제 들리는 것보다 연주하기 어려운 것이죠.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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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음악의 세계로, Tony Ann(토니 앤)의 새로운 프로젝트 '360°'
- 우리는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음악 장르에 대해 비교적 정형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클래식이라는 영어 단어의 의미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클래식은 흔히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으로 대변되는 서양의 고전음악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애초에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클래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기준 또한 다양하죠.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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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를 위한 포용의 음악, '세계 재즈의 날'을 맞아
- 매년 4월 30일은 '세계 재즈의 날'입니다. 2011년 유네스코가 총회를 통해 4월 30일을 세계 재즈의 날로 선포한 것이 그 시작이죠. 이쯤에서 유네스코가 왜 뜬금없이 재즈의 날을 지정했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유네스코는 모든 인류가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문화로 음악을 떠올렸죠. 그리고 그중에서도 의미 깊은 역사성과 특유의 자유로움을 지닌 재즈야말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기 위한 가장 완벽한 음악 장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하자면 오늘날 인간 사회의 가장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음악을 재즈라고 본 것이죠.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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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을 듣다, 피아니스트 Fred Hersch의 [Silent, Listening]
- ECM 레이블은 특별합니다. 가장 먼저 레이블의 정체성 측면이 그렇죠. 'ECM은 어떤 음악을 다루는 레이블이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사실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가령, 흔히 DG라는 약칭으로 더 익숙한 도이치 그라모폰은 클래식 음악을 주로 다루는 레이블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죠. 반면 블루노트는 재즈 장르의 대표적인 레이블입니다. 하지만 ECM을 이처럼 장르적으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 2024.04.23